• ▲ 안산사랑의병원 이길재 병원장
    ▲ 안산사랑의병원 이길재 병원장
    엉치 부근에 통증이 생기면 흔히 허리디스크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같은 부위 통증이라도 문제의 원인이 허리가 아닌 고관절일 수도 있다. 통증 부위가 비슷하게 느껴지더라도, 실제 원인은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정확한 감별이 필요하다.

    허리에서 유래한 통증은 보통 요추 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한다. 이 경우 엉치뿐 아니라 허리 아래쪽, 골반 바깥쪽, 허벅지 뒤쪽, 종아리, 발가락까지 통증이나 저림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오래 앉아 있거나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양상이 전형적이다. 이런 패턴은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 등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반면, 고관절에 문제가 있을 경우 통증의 양상이 다르다. 허리통증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통증은 사타구니 안쪽이나 허벅지 앞쪽에 더 가까운 부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을 오르거나 다리를 들어올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고관절의 회전 운동에 관여하는 관절막, 연골, 건 등에 손상이 있을 때 흔히 나타나는 소견이다.

    두 질환은 위치가 가까워 혼동되기 쉽지만, 몇 가지 자가 감별 포인트가 있다. 

    첫째, 통증이 다리 전체로 퍼지며 저리다면 허리에서 시작된 신경 압박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 둘째, 사타구니 중심으로 국한된 통증이며 다리 들기, 걷기, 움직일 때 심해진다면 고관절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셋째, 엉덩이 근육 깊숙한 곳에서 발생하는 통증이 있다면 이상근증후군이나 좌골신경통도 고려할 수 있다.

    엉치 통증은 종종 단순한 근육통으로 오해되거나 허리, 고관절, 좌골신경 등 다양한 부위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자가 판단으로 특정 질환을 단정 짓기보다는 정확한 검진이 중요하다. 특히 고관절 문제는 통증이 허리 질환과 유사해 보이지만, 치료 방향은 전혀 다를 수 있다. 오진 시에는 필요하지 않은 치료를 반복하거나 통증이 만성화될 위험도 존재한다.

    엉치 부근의 통증은 구조적으로 인접한 여러 부위에서 유래할 수 있다. 환자 스스로 통증 부위를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고, 방사통 때문에 착각하기도 쉬워 간단한 문진만으로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엑스레이, 초음파, MRI 등의 영상검사를 통해 구조적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엉치 통증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디스크로 여겨 방치하면, 실제 고관절 질환이나 신경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앉거나 걷는 기본적인 동작에서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를 움직일 때 불편함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조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 

    통증은 단순한 증상이 아니라,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다. 겉으로 드러나는 통증의 위치보다, 통증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떤 움직임에서 악화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다.

    안산사랑의병원 이길재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