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유튜브 방송서 인물 평가 논란김동연, 12일 만에 반격으로 '팩트 폭격'"그런 조롱 민주당에 도움 될지 생각" 일갈도
  • ▲ 유시민 작가(왼쪽),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튜브 캡쳐, 경기도 제공
    ▲ 유시민 작가(왼쪽),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튜브 캡쳐, 경기도 제공
    유시민 작가의 이른바 "배은망덕" 발언에 따른 여진이 2주가 지나도록 이어지고 있다.

    당사자인 유 작가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날 세운 공방에 이어 김 지사를 지근거리에서 도왔던 새로운 인물이 유 작가를 저격하고 나선 것인데, 이로써 유 작가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모양새다.

    ◇'배은망덕'의 앞 뒤

    유 작가는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최근 '신(新) 3김'이라 불리는 김동연·김경수·김부겸 등에 대한 인물 평가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유 작가는 김 지사를 향해 "이분은 그냥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서 지사 된 사람"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유 작가는 "대선 출마했다가 단일화 감도 아닌데 민주당에 들어와 공천받아 경기도지사 된 것"이라면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경기도에서 대선 패배에 분개하며 김동연 지사를 밀어 겨우 겨우 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지금 저렇게 사법 리스크 운운하는 것은 배은망덕한 것"이라고 지적한 유 작가는 "그거는 인간적으로 안 되는 거다. 그건 틀렸다"고 비난했다.

    당시 함께 방송에 출연한 패널들도 '쎈' 표현이라며 호응했다.

    ◇"이기면 보은"… 김 지사의 반격

    김 지사의 반격은 12일 만에 나왔다.

    김 지사는 17일 JTBC 유튜브 방송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선거를 제가 이겼는데, 이기면 보은이고 지면 오히려 배은망덕"이라고 언급했다.

    김 지사는 "제가 1400만 명 되는 경기도 인구에서 8913표 차로 이겼다. 새벽 5시30분여에 역전했다"며 "경기도의 시장·군수 31명이 있다. 그 당시 민주당이 9석밖에 못 이겼다. 그 선거를 제가 이겼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제 기억으로는 유시민 작가가 경기도에서 지사 나가서 졌을 것"이라며 '팩트 폭행'으로 마무리했다.

    실제로 유 작가는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경기도지사선거에 나섰다 낙선했다.

    당시 유 작가는 52.2%의 득표율을 얻은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47.79%의 득표율로 패했다.

    국민참여당 소속이었던 유 작가는 민주당 소속 김진표 예비후보와 단일화에 성공, 민주당 등의 지원을 받으며 선거를 치렀으나 결국 고배를 마신 것이다.

    이에 김 지사는 당시의 상황을 상기하고 "그때 제 기억으로는 민주당이 유시민 작가 다 지원했다"며 "유 작가가 이런저런 말씀 하시는 것을 제가 뭐라고 할 필요는 없고, 다만 이겼으니 보은 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 ▲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동연 지사 SNS
    ▲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동연 지사 SNS
    ◇49.06%, 0.15%p 차 승리

    김 지사의 2022 지방선거는 순탄치 않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정치적 고향인 성남과 경기도를 떠나 인천 계양지역구의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했고, 송영길 서울시장후보와 김포국제공항 이전 공약을 내세워 한 차례 홍역을 치렀기 때문이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지사는 지방선거일인 6월1일 오후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에서 경쟁했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게 0.6%p 차로 뒤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개표 시작 후 몇 차례 엎치락뒤치락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선거 다음날인 2일 오전 5시30분께 쯤 역전에 성공, 8913표 차로 민선 8기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당시 김 지사는 "민주당에 실망하신 국민 여러분께 회초리를 들고 꾸짖을지언정 외면하거나 포기하지 말아 달라. '석과불식' 종자가 될 곡식은 남겨 달라"는 호소와 함께 "민주당이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저 김동연이 그 선두에 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시민, 지식소매상" 일갈

    한편, '배은망덕' 유 작가에게는 뼈 아픈 칼이 되고, '보은' 김 지사에게는 충정이 담긴 SNS 글이 게재됐다.

    김 지사의 전 메시지팀 선임팀장이었던 박범준 씨가 20일 "어이가 없어서 쓴" 글이다.

    "개인적으로 무소속 대선후보 시절부터 도지사선거까지 1년 동안 김동연 선거운동을 했다"며 "당선 후 도청 비서실에서 1년 반 동안 일주일에 100시간씩 일하다가 체력이 방전돼서 사직했다"는 박 전 팀장.

    현재 대만에 머무르고 있다는 박 전 팀장은 "지난 경기도지사선거가 이재명 후광으로 누가 나가도 이길 선거였느냐"며 "유시민이 나갔어도 이겼을까? 도지사선거에서 이긴 안산·의왕·고양 등의 민주당 시장후보들은 왜 이재명 덕분에 이기지 못했느냐"고 꼬집었다.

    박 전 팀장은 이어 "충청·인천·서울은 대선이 없었나. 이재명이 없었나"라며 "경기도에서 민주당 광역비례 득표율이 국힘보다 4.7%p 낮았지만 도지사선거는 0.15% 차이로 이겼다. 정말 가까스로 이겼다"고 상기했다.

    박 전 팀장은 그러면서 "대선 패배 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만이라도 이기자는 열망이 있었고, 민주당을 혁신하겠다는 김동연 후보의 외침이 있었다"며 "유시민 정도 되는 사람이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으리라 믿는다. 그냥 자기가 '오바' 했다고 사과 한마디 하면 될 일인데 그걸 못한다. 정말 잘 팔리는 지식소매상에 충실한 분"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배신'이라며 하는 말이 고작 공공기관에 이재명 측근을 배제했다는 주장"이라고 짚은 박 전 팀장은 "당대의 지식인이 인사권을 보은에 써야 한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박 전 팀장은 "내가 지켜보고 경험한 김동연 지사는 그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낄낄대고 조롱할 만한 짓을 한 적이 없다"며 "그런 조롱이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 그렇게 대동단결하면 선거 압승하고 좋은 나라가 되는 건지 곰곰히 생각해보시기 바란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