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의 구조적 원인
  • ▲ 안산사랑의병원 이길재 병원장
    ▲ 안산사랑의병원 이길재 병원장
    손 저림은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증상이다. 하지만 저림이 반복되고, 특히 밤에 심해진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기 어렵다.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손목터널증후군이다. 이 질환은 손목에서 정중신경이 눌려 생기는 신경 압박 증후군으로, 초기 증상을 간과하면 만성화되기 쉽다.

    손목터널은 손목 앞쪽에 위치한 좁은 통로로, 그 안에는 정중신경과 여러 힘줄이 지나간다. 반복적인 손목 사용이나 잘못된 자세는 이 공간의 압력을 높이고, 결국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된다. 직장인, 가정주부, 반복적인 손 사용이 많은 사람들에게 흔히 발생하며, 특히 컴퓨터 작업이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긴 경우 위험이 높아진다.

    증상은 주로 엄지, 검지, 중지 부위에 나타나는 저림이나 감각 저하로 시작된다. 밤이나 새벽에 증상이 심해져 잠에서 깨는 경우도 많고, 진행되면 손에 힘이 빠지며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게 된다. 일부 환자들은 통증이 손까지가 아니라 어깨나 팔까지 뻗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신경 압박이 오래되면 엄지 주변의 근육이 위축되고, 감각 이상이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진단이 어렵지 않다. 진찰 과정에서 틴넬 징후, 팔렌 검사 등으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신경전도검사나 근전도검사를 통해 압박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초기에는 손 사용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증상 완화가 가능하다. 손목에 무리를 주는 동작을 줄이고, 일시적으로 손목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소염진통제, 주사 치료 등이 있고, 특히 증상이 간헐적인 초기에는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수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정도로 신경 기능 저하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비교적 간단한 편이며, 신경이 눌리는 부위를 해방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구조적 원인이 뚜렷한 질환이다. 반복적인 사용, 압박, 자세 불량이 주요 요인인 만큼 일상 속 손 사용 습관을 점검하고, 조기에 이상 신호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환자들이 "시간 지나면 낫겠지" 하고 방치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데, 손 저림은 단순한 피로가 아닌 신경이 보내는 구조적 경고일 수 있다.

    안산사랑의병원 이길재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