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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시청 본관 전경 ⓒ인천시 제공
인천시는 지역 정체성 확립과 시민 편의를 위해 동서남북 방위(方位)식 공공기관 명칭을 정비한다.
인천시는 지난 1월부터 진행한 '방위 개념 행정기관 명칭 재정비 연구용역'을 9월 마무리했으며, 이를 토대로 명칭 변경 로드맵을 확정했다. 변경 대상은 방위식 명칭을 사용 중인 공공기관 107곳이다.
인천시는 대체 명칭이 비교적 명확한 시 소속·산하기관을 선도사업 대상으로 정했다. 행정체제 개편이나 기관 협의 절차가 필요한 경우는 후속사업 대상으로 분류해 관계기관 협의,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인천시는 주요 공공기관인 '북구도서관'을 '신트리도서관'으로, '미추홀도서관'을 '인천도서관'으로 각각 변경했고, 인천시교육청 서구도서관의 명칭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또 연말까지 서부여성회관과 노인보호전문기관 2곳을 1차 선도사업 기관으로 정해 명칭 변경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앞으로 교육청·경찰청·소방청·국토교통부 등 외부 기관이 관할하는 명칭으로 정비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행정편의적인 방위식 행정구역·공공기관 명칭은 지역의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식민지 행정의 잔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선총독부는 1914년 행정구역의 대폭적인 개편 당시 통치의 편리성을 위해 숫자나 방위 등을 사용해 지명을 변경하면서 우리 고유의 자치성과 공동체성을 파괴했다.
현재 서울시와 6대 광역시에서는 중구·동구 각각 6개, 서구 5개, 남구·북구 각각 4개 등 25개 자치구가 방위 지명을 사용한다.
인천에서는 중구·동구·서구가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내년 7월부터 영종구·제물포구·서해구·검단구로 재편돼 방위식 행정구역 명칭이 사라지게 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번 사업은 단순히 간판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인천의 정체성을 시민 생활 속에서 구현하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