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호흡 정지가 신체 대사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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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근 용인삼성내과 원장
많은 사람이 코골이를 단순한 습관이나 피곤함의 증거로 여긴다. 하지만 코를 골다가 갑자기 숨을 멈추고 '컥' 소리와 함께 다시 숨을 몰아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는 단순한 소음 문제가 아니다.의학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이라 불리는 이 질환은 자는 동안 산소 공급이 중단되어 신체 전반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공기가 통과하는 통로인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발생한다. 혀의 뿌리나 목젖 주변의 근육이 이완되어 통로를 막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숨이 막히면 혈액 속의 산소 농도가 떨어진다.이때 뇌는 비상 상황임을 감지하고 우리를 잠에서 깨워 다시 숨을 쉬게 한다. 환자는 기억하지 못할 수 있으나, 밤새 뇌가 수십 번에서 수백 번 깨어나는 과정에서 숙면은 불가능해진다.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낮 동안 극심한 졸음이 쏟아지는 것은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증상이다.하지만 더 큰 문제는 혈관 건강에 있다. 산소가 부족해질 때마다 심장은 혈액을 더 강하게 뿜어내기 위해 무리하게 활동한다.이 과정이 수년간 반복되면 고혈압, 부정맥,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뇌로 가는 산소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인지 기능이 저하되고 치매 발병률이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해 자는 동안의 신체 상태를 측정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의 표준 치료법은 '양압기(CPAP)' 사용이다. 잠잘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넣어 기도 점막이 붙지 않도록 지지하는 방식이다.생활 습관의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목 부위의 지방이 많을 경우 기도를 좁게 하므로 체중 조정을 권장한다. 또한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는 중력에 의해 혀가 뒤로 밀리는 것을 방지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술과 담배는 목 주변 근육을 더욱 처지게 하고 점막에 부종을 일으키므로 피해야 한다.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잠버릇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내과적 질환이다. 본인이 코를 심하게 골거나 자고 일어나도 늘 피곤하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밤새 멈추는 숨을 바로잡는 것이 심장과 뇌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이재근 용인삼성내과 원장





